
농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제도가 본격적인 시행 준비에 들어갔다. 정부는 농지를 보전하면서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농촌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한다는 목표 아래, 현장 실증 결과와 농업인의 목소리를 제도 설계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을 찾아 영농형 태양광 실증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서 영농활동을 이어가면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농지를 발전시설 부지로 단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 생산과 에너지 생산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기존 태양광 사업과 차이가 있다.
지난 5월 7일 국회를 통과한 영농형태양광법은 농업인과 농촌 주민이 농사를 지속하면서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법이다. 농지를 유지하면서 농가 소득을 높이고, 농업·농촌 분야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농촌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그 수익을 지역과 공유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송 장관의 이번 방문은 법률의 국회 통과 이후 실제 농업 현장에서 운영 중인 실증 사례를 확인하고, 향후 마련될 하위법령에 현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추진됐다. 법률의 취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영농 방식과 설비 기준, 작물 생육, 시공 안전성 등 구체적인 문제를 현장에서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송 장관이 찾은 실증단지는 농식품부 연구개발 사업 등을 통해 2019년과 2021년 농촌진흥청 안에 조성됐다. 이곳에는 태양광 패널을 일정한 각도로 고정하는 고정형 설비와 센서 등을 활용해 태양의 이동 경로를 따라 패널 각도를 조정하는 추적형 설비가 설치돼 있다.
실증단지에서는 태양광 설비 아래에서 벼와 밀, 콩 등 식량작물을 재배하며 생산성과 생육 환경을 분석해 왔다. 태양광 패널이 일조량과 온도, 습도, 작물 수확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농업 생산과 발전사업을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연구가 진행됐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의 실증 결과와 그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영농형 태양광 설비 기준과 시공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업 생산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설비의 높이와 간격, 배치 방식 등을 검토하고, 농작업의 편의성과 시설 안전성도 함께 고려할 방침이다.
정부는 영농형 태양광이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무분별한 시설 설치로 농지가 훼손되거나 영농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송 장관은 “식량안보 확보, 농업인 등의 소득 제고, 질서 정연한 도입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영농형태양광법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 시행 전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반영해 하위법령 마련을 비롯한 후속 조치를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농형 태양광이 농업과 에너지 산업의 단순한 결합을 넘어 농촌의 지속가능한 소득 기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의 완성도가 관건이다. 정부가 실증 연구와 농업 현장의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도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농지 보전과 농가 소득, 에너지 전환이라는 세 가지 목표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의 : 손경환




















